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의 검찰 깃발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의 검찰 깃발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의료계 리베이트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부산지검 동부지청이 2012년 비슷한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관련 자료를 확보한 서울중앙지검을 최근 압수수색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26일 “2012년 동아제약의 리베이트 비리 의혹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의 수사자료를 확보하려고 지난 19일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21일 서울중앙지검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지난해부터 제약사, 병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의료계 리베이트 비리 의혹 수사에 나섰다. 지난 3월엔 동아제약 본사와 지주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 전문의약품 제조업체 동아에스티(ST) 등 3곳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동아제약의 의약품 납품 과정에서 의료계에 리베이트를 지급한 범죄 혐의점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증거 일부가 앞서 2012년에 동아제약 등을 압수수색한 서울중앙지검에 보관 중이라는 사실을 파악했다. 서울중앙지검은 당시 의약품 리베이트 비리를 수사해 1400여개 거래처 병·의원에 48억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동아제약 임직원 12명을 적발했고, 동아제약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의사 등 124명을 입건했다.

법조계에선 부산지검 동부지청의 서울중앙지검 압수수색이 이례적이라고 평가한다. 부산지법 관계자는 “법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검찰 내부협조로 해당 사건 자료를 열람하거나 확보할 수 있는데, (이번 압수수색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동아제약 쪽이 자료를 모두 제출하지 않아 2012년 당시 자료가 있는 서울중앙지검의 자료를 확보하기로 했다. 해당 자료가 디지털 증거이기 때문에 자료 확보의 절차적 정당성과 증거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2015년 수사기관이 디지털 증거를 압수한 뒤 발부 당시 영장에 적시되지 않은 범죄 혐의를 발견할 때엔 즉시 법원에서 별도의 영장을 발부받아야 증거로서의 효력을 인정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이날 김아무개(70) 동아에스티 대표를 소환한 데 이어 27일엔 강아무개(53)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부산/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